대퇴사시대 (the Great Regression) 나도 사직서를 냈다.
살면서 하던 일을 스스로 멈춘 적도 별로 없었고,
그 흔한 휴학 한 번 해보지 않고 5년제 대학도 스트레이트로 졸업했다. 휴학은 해봤어야했는데!
칼졸업에 (정확히는 졸업도 하기 전에) 신입 공채로 나는 직장인이 되었다.
막연히 첫 직장은 큰 회사, 큰 조직에서 시스템을 배워보자는 생각에 4대 그룹 중 하나라는 대기업에 들어갔다.
딱 3년만 다니고 퇴사하자는 마음으로.
그렇게 들어간 회사에서 3년을 채워갈 때 즈음 다른 일을 해보려고하니 작은 회사를 가기에는 겁이 났고, 또다른 큰 회사를 가려고하니 경력이 부족했다. 지나온 경력과 앞으로 할 일에 대한 정리도 전혀 되어 있지 않았던 것 같다.
그러던 중 차선책─당시 나에게는 플랜 A,B,C,D 정도가 있었다ㅎ─으로 사내 조직이동을 했고 해외영업에서 기획과 마케팅을 담당하며 새로운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.
지나고보니 이때 이동을 했던게 참 신의 한수였던 것 같다. 한 조직에서 3년간 비슷한 업무를 했다면 Next를 고민하고 더 어려운 일 또는 안해봤던 일에 도전해야하는 시기이기도 했다.
작년에 인상깊게 읽었던 책 <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>라는 책 리뷰에도 적었지만 작년부터 나는 업(業)에 대한 고민을 참 많이 했다. '좋은 회사란 무엇일까?'로 이직을 고민했지만, 정확히 '나에게 좋은 회사란 무엇일까?'를 고민해야했다. 그렇게 작년 내내 지나온 5년을 정리하고 앞으로 5년을 어떻게 채워갈지를 고민하고 준비했다.
시기적으로 첫 회사에 몸 담은 5년간 나뿐만 아니라 회사도 많이 성장했다. 퇴사하기 직전 해 우리 회사는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고, 우리 본부는 글로벌 1위를 처음으로 달성하기도 했다. 떠나기 딱 좋은 시기였다. 나 같은 조무래기에게 어울리는 말은 아니지만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. 나의 성과급과 연봉 또한 최고치를 찍었고, 만 5년의 경력은 몸값을 올리기에도 딱 좋은 시기였다.
그리고 나는 떠났다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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